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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조윈도우 감추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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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조윈도우 보기/감추기
  남해에서 빠져나오니 삼천포가 나왔다. 여기가 그 말로만 듣던 삼천포.. 남해를 끼고 있는 삼천포항 주변의 모습이 멋지다. 잘 가다가 삼천포로 한 번 빠져줘야 하는데.. 시간이 없으니 그냥 가기로 했다.

  시간을 보니 잘하면 오늘 창원에 도착할 수 있을 것 같다. 아니면 통영에서 자고 거제 둘러보고 천천히 가도 될 듯하다. 하지만 나미가 빨리 귀환하라고 자꾸 재촉하는 통에 조금이라도 빨리 가기로 결정했다. 거제는 다음에 기회가 되면 꼭 가봐야 되겠다.

  1차선인데 앞 차가 너무 속도를 내지 않아 답답하다. 어떻게든 기회를 봐서 앞질러야 되는데 옆 차선에서 차가 하도 오는 통에 쉽지 않다.

  한참을 그렇게 추월할 기회를 엿보며 가다보니 뭔가 알 수 없는 곳에 왔다. 여긴 어디? 주유소 옆에 잠깐 세워놓고 지도를 봐도 어딘지 모르겠다. 지도에서 주유소를 찾아봐도 이 주유소의 이름은 나오지 않는다. 도대체 어디에 온거야..

  모르면 그냥 직진이지, 뭐. 한참 가다보니 시내같은게 나왔다. 사천이다. 왜 여기로 왔지?

  어렸을 때 얘기는 많이 들었지만 직접 와보기는 처음이다. 뭐, 특별한 건 없는 것 같다. 심심한 동네라는 인상이다.

  17:55. 아무튼 사천 도착. 8520km.

  길도 잃어버리고, 저속으로 계속 달리고 하다보니 피로하다. 날도 흐릿흐릿하니 아주 축 처진다. 그래도 여기서 고성으로 가는 길이 있으니 천만 다행이다.

  여기서 시간을 너무 지체했으니 미친듯이 고성을 지나 마산으로 최대한 빡시게 가보기로 했다. 다행히 차가 거의 없어서 계속 끝까지 스로틀을 땡기고 갈 수 있었다.

  가다보니 뒷 브레이크의 느낌이 이상하다. 머플러에서도 괴상한 소리가 간혹 난다. 그래도 가기는 계속 잘 간다. 불안하긴 하지만 사천으로 오는 중에 너무 스트레스를 많이 받아 그냥 막 달려버리기로 했다.

  18:55. 고성 어느 정류장에서 잠깐 휴식. 8566km.
  
  
  마산 친구에게 전화도 할 겸 해서 잠깐 섰다. 고성에 공룡 발자국이 있어서 그런지, 버스 정류소에 공룡이 그려져있다. 사람이 거의 찾지 않는 정료소인지 왕만한 거미가 여기저기 진을 치고 있었다. 아무생각 없이 의자에 앉으려 들어갔다가 엄청난 거미줄 공격에 당해서 식겁했다.


  친구랑 대강 약속을 잡고 다시 마산으로 향했다. 마산이 가까워 질수록 차가 많아졌다. 하늘도 빠른 속도로 어두워져서 순식간에 밤이 되었다. 이정표는 마산이라고 하는데 너무 생소하다. 마산, 창원에서 오랫동안 살았지만 이런곳이 있는 줄은 몰랐다. 낯설어서 그런지 조금 무서웠다.

  진동까지 오니까 조금 안심이 됐다. 예전에 황이랑 수능 끝나고 면허 딴답시고 여기 온 기억이 났다. 오래 전인데도 예전 모습이 아직 남아있었다.

  어느새 완전 깜깜해져서 길이 잘 안보이게 됐다. 마산 시내가 가까워지면서 아는 길이 나와서 그나마 다행이었지만, 그래도 무섭다. 평소에 아무렇지 않게 다니던 곳이 이렇게 무서울 줄이야..

  남의 차만 타고 돌아다니던 곳을 직접 운전하고 다니니 기분이 묘하다.


  20:05. 드디어 마산역 도착. 8632km.

  힘들었다. 너무 피곤하다. 그래도 인증샷은 찍어야지. 흐흐..

  마산역 근처에서 친구를 만났다. 기차나 버스타고 온 줄로 알고 있다가, 스쿠터를 타고 온 것을 보고 놀랬다. 오랜만에 만났으니 술 한 잔 하지 않을 수 없다. 오는 동안 밤마다 술이 땡겼는데 오늘은 갈증을 해소할 수 있어 너무 좋다.

  잘 곳 근처에 스쿠터를 세워두고 가기로 했는데, 사정이 있어서 조금 헤맸다.

  어쨌거나 기분좋게 친구랑 술 마시고 다른 친구네 집에서 취침. 아는 곳에 와서 아는 사람을 만나니 마음이 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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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광양을 벗어나는 도중에 몇 번이나 심장이 떨어지는 줄 알았다. 무슨 도로에 그렇게 함정이 많은지.. 거기다 바람도 거칠게 불어서, 함정 피하랴 바람때문에 휘청이는 거 신경쓰랴 아주 몸에 힘을 잔뜩 주고 긴장하면서 갈 수 밖에 없었다.

  한 번은 사거리 가운데서 함정을 만나 몸이 튕겨져 날라갈 뻔 했다. 사거리 직전에서 아슬아슬하게 신호에 걸려 대기했었기에 망정이지, 만약 초록불이라서 계속 달렸다면 큰 사고를 당할 뻔 했다.

  만약에 일정이 바뀌어서 밤에 이 곳을 지났었더라면 뒤졌을지도 모르는 일이다.


  남해에 거의 도착하여 본격 남해대교를 지나가게 되었다. 짧은 오르막을 올라가며 우회전을 하니 남해대교가 서서히 보이기 시작했다. 멋지다! 이때까지 지나온 대교 중에 가장 멋진 다리다. 차가 많이 다녀서 미처 사진을 찍지 못한게 아쉽다.

  다리는 멋진데 물이 더러워서 아쉬웠다.

거북거북

  가다보니 거북선 모양을 한 건물이 보였다. 이순신 장군이랑 뭔가 관련이 있는 곳인가 보다.
 
  15:05. 남해 도착. 8452km.

  시내는 아담했다. 학교 마치고 놀러나온 교복 여중생 무리들이 많이 보여 좋았다. 얼마만에 보는 파릇파릇한 새싹들인가!


  배는 고픈데 딱히 땡기는 밥집이 안보였다. 김밥지옥류는 피하고 싶었다. 시내 돌아다니면서 봐뒀던 롯데리아에서 오랜만에 햄버거나 한 입 하기로 했다.

  창 밖으로 Sputnik-12(스쿠터 이름임..)가 보인다. 너무 오래동안 별로 쉬지도 못하고 계속 내달려서 뻗는건 아닐까 걱정했는데, 이렇게 무사히 잘 와줘서 새삼 대견하다.

  식사도 하고 세수도 하고 친구와 전화도 하면서 휴식 시간을 즐겼다. 다시 출발하려니 밥을 먹었는데도 몸에 힘이 별로 안들어가고 축축 처진다. 벌써부터 피곤하기도 하고.. 그래도 정신차리고 가야지.

  지도를 보니 근처에 해수욕장이 있길래 들렸다 가기로 했다. 비키니! 흐흐..


  16:25. 상주해수욕장 도착. 8475km.

  이게 뭐야! 썰렁하다! 기대했던 풍경과는 거리가 너무나도 멀었다. 비키니는 커녕 예쁜 아가씨 한 명 찾기조차 힘들다. 날씨가 후져서 사람들이 많이 안나온 것 같다.

  이왕 해수욕장 왔으니 바다에 발이라도 담글고 갈까 했지만, 가방이 너무 불편하여 포기했다.

  딱히 볼거리도 없고 해서 바로 다시 나왔다.

송림이 상주비치의 포인트라고 함


  '상주은모래비치'라고 해서 은색 세계를 기대하며 왔더니 조금은 실망스러웠다. 그래도 송림은 꽤 괜찮았다.

  주차해놓은 곳에 돌아와보니 할리, 대형 BMW 오토바이 오너들이 대거 모여있었다. 단체로 우빵잡으면서 여행하시는 듯. 간지가 아주 좔좔좔좔 넘칩니다. 애고 어른이고 암튼 남녀노소를 불문하고 다들 그 그룹에 시선집중. 단체로 시동을 거니 엔진 소리에 땅이 다 떨리는 듯. 덜덜덜덜덜.. 다들 나이도 꽤 있으시던데 그래서 더 멋있었다.

  덕분에 바로 옆에 있던 내 스쿠터로는 쪽팔려서 접근도 못 할 판.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고 떠나기만을 하염없이 기다릴 뿐이다. 하필 제일 젊어 보이는 자의 BMW 오토바이가 시동이 안걸린다. 빨리 떠나고 사람들의 시선이 없어져야 나도 갈거 아니냐.. 미치겠다.

  외곽 벤치에라도 앉을랬더니 양아치 아가씨들이 떼거지로 모여있다. 얼굴은 중학생 쯤 되어보이는 앳된 애들이, 하고 다니는 꼬라지는 나가요다. 여기저기 전화를 하며 남자 낚으려고 한창이신 듯(본의 아니게 엿듣게 되었음). 아무튼 얘네 무서워서 벤치로도 못가겠고.. 진퇴양난이다.

  담배라도 피우며 이리저리 배회하고 왔더니 드디어 시동이 걸려서 다들 출발하셨다. 조금 더 기다렸다 사람들의 관심히 흩어진 틈을 타서 나도 급히 지도를 보고 도망치듯 출발. 멀리까지 와서 괜히 오바해서 부끄러움질이다.

  16:55. 고성으로.


  오르막을 올라가다보니 해수욕장이 한 눈에 보였다. 위에서 내려다보니 좀 볼만하다.


  높은 곳에서 보는 바다는 참 매력적이다. 작은 마을이라도 있어주면 더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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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한맵


  13:50. 광양 도착. 8399km.

  순천에서 길을 헤매느라 시간을 너무 허비했다. 잠깐 길가에 오토바이를 세워놓고 지도를 보았다. 날씨는 미친듯이 덥고, 습하다. 구름은 많은데 왜 이리도 쨍한지.. 한동안 화장실을 못간 탓에 쉬가 마려워서 몸을 이리저리 꼬면서 다음 경로를 물색했다.


  이때까지 광양제철이랑 포항제철이랑 따로따론지 알았는데, 광양제철도 포항제철 소속인가 보다.

  다음은 남해로 가보기로 했다. 남해바다를 남해라고 줄여서 부르는 것 말고 남해군이 따로 있었다. 가보지 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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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번 국도를 타고 순천으로 가다보니 순천만이라는 이정표가 보였다. 어디서 많이 들어봤는데.. 순천만 갈대? 신성리 갈대밭 못 갔던 것을 여기서 만회해볼까? 잠깐 들려서 쉬다 가기로 했다.


  12:15. 순천만 자연생태공원 도착. 8378km.

  순천만이라고 해서 바다가 보일 줄 알았는데, 아무것도 없다. 텅 빈 넓은 주차장만 보인다. 아마 차를 놔두고 안으로 걸어가야 되는 것 같다. 입구에 있는 아저씨께 여쭤보니 오토바이는 못 들어간다고. 구석에 오토바이를 대 놓고 근처 그늘에서 잠시 쉬기로 했다.

  대형버스기사분들이 쉬는 곳인 것 같다. 오는 사람이 별로 없어 심심하셨는지 주차관리하는 아저씨가 다가오셔서 이런저런 얘기를 나누었다.

  주로 순천만에 대한 얘기를 많이 해주셨다. 대표적인 철새로 흑두루미가 있다. 버스에 그려진 흑두루미는 제대로 표현이 잘 안됐다. 철새들의 편대비행에 대한 실감나는 묘사도 해주셨다. 시베리아인가 뭔가 지명도 마구 나왔는데 전혀 기억이 안난다. 이런 훌륭한 생태계를 보존하기 위해서 순천시에서 많은 노력을 하고 있단다. 일 년 농사의 결과물을 미리 다 사놓고 철새들에게 나눠 주는데, 농약 같은 것을 일절 사용하지 못하게 한다는 것. 300평에 90만원이었나? 가격은 잘 기억이 안나는데, 아무튼 시세보다 좀 더 쳐준다고 하셨던 것 같다. 그 외에도 많은 얘기를 들었다.

  "여기는 건물이랑 주차장 밖에 안보이는데, 갈대밭이나 그런건 저 안쪽으로 더 들어가야 되나요?"

  "그렇지. 저 길로 해서 가면 한 1시간에서 2시간 정도면 다 볼 수 있을거야."

  헉. 너무 오래 걸린다. 시간이 없어서 그냥 가야겠다고 했다.

  "그럼 오토바이 타고 들어가! 원래는 안되는데 내가 특별히 허락해준다!"

  처음에 입구 아저씨께서는 환경 보호 및 기타 그런 이유로 안된다고 하셨었다. 보니까 길도 좁고, 확실히 사람들에게도 폐가 될 것 같긴 했다. 고민이 됐다. 가고는 싶은데 미안하기도 하고.. 결국 고맙지만 사양했다.

  다음에 다시 꼭 오라고, 도착하면 편지 쓰라고 하시는 아저씨에게 인사드리고 아쉽지만 다시 다음 목적지로 출발하기로 했다.
  

결국 순천만까지 가놓고 이런 풍경만 보다 왔다.


  12:55. 광양으로 출발.

  순천을 벗어나는 내내 순천만이 마음에 걸렸다. 그냥 감사합니다! 하고 냅다 들어갔어야 하는 건데.. 병신같은 사양은 미덕은 아니라고, 가슴 깊이 느꼈다. 앞으로는 웬만하면 감사히 받아야겠다.

  시내에서 길이 복잡하여 굉장히 헤맸다. 다행히 물어보는 사람마다 친절히 알려주시고, 멀리서 왔다며 조심하고 힘내라고 격려해 주셨다. 덕분에 다시 정상적인 길을 찾아서 잘 갈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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