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쿠터 전국일주기 - 셋째 날; 강진 Scooter
2010/01/04 01:37
5:40. 기상.
모기 때문에 잠을 설쳤다. 자다 깨다 하다 결국 잠을 포기했다. 일찍 출발하는 것도 나쁘진 않으니 괜찮다.
씻고나와 짐을 정리했다. 이것저것 정리하며 찜질방에 계신 아저씨와 잠깐 얘기를 나누었다(기보다 일방적으로 청취했음). 몇 가지 흥미로운 이야기를 들려주셨다.
'퀵 하루 300km 설' - 예전에 퀵 배달 하셨다고 하시면서, 하루에 300km 이상 달렸다고 하셨다. 이틀 평균 하루종일 빡시게 달린게 300km 정도인데, 이걸 매일 하셨다니.. 시내에서 달리면 더 피곤할텐데! 대단하십니다, 퀵 아저씨들.
'매일 오일 교환설' - 퀵 일을 하는 사람에게는 오토바이가 생명이고 밥줄이기 때문에 관리를 잘 해야한다고 하셨다. 그래서 매일매일 엔진오일을 갈아줘야 된다고 하셨다. 출발하기 전에 오일 갈고 지금 600km정도 왔다고 하니 빨리 갈아야 된다고 하셨음. 그래도 한 1,000km 쯤 되면 갈겠습니다.
'하버드 비(非)행복설' - 하버드 대학 나오고 성공해서 돈 많이 벌고 했다고 과연 행복한가? 그런 사람들이 오히려 더 불행하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고 하셨음. 그 이후로는 무슨 말인지 이해가 되지 않음. 어쨌든 간에 돈은 많이 벌었으면 좋겠다. 하다못해 빚은 갚아야 될거 아냐..
7;05. 출발.
완도를 벗어나야하니 우선 강진으로 가보기로 한다.
8:10. 강진 버스여객터미널 도착. 8282km.
지도 안보고 그냥 왔다. 우리나라 교통표지판은 참 잘 되어 있는 것 같다. 막상 오고나서 보니 배타고 넘어갈걸 그랬나 싶기도 하다. 배에 오토바이 실어본 적도 없을 뿐더러, 아예 배를 탄 기억이 가물가물할 정도로 오래됐으니 사실은 조금 겁이 났던 것도 있다. 배 시간도 모르니 어쩌면 한참 기다려야 됐을지도 모른다. 잘됐다, 뭐.
배가 고파서 근처에 식당을 살펴보니 만만한 곳이 없다. 터미널 안 분식집에서 간단히 하나 먹고 가기로 했다. 이른 시간이라 그랬는지 가게에 재료가 마땅히 없었다. 그래서 라면이나 하나 시켜 먹었다.
잠을 제대로 못자서 그런지 조금 피로해서 평소보다 조금 더 쉬다 가기로 했다. 쉬는 김에 이것저것 청소도 하기로 했다. 헬멧 실드도 더럽고 시트도 더럽고 카울도 진작에 더러워졌는데 계속 다음으로 미루어 왔던 차였다.
터미널에서 쉬고 있자니 여러가지 사정이 많았다. 엄마와 터미널에서 싸우고 버스를 타지않으려는 딸, 아들이 서울 병원에 입원해서 급히 버스를 타고 가는 부모, 애인을 만나러 가는 아가씨의 모습을 보며 한가로이 이런저런 생각을 하다보니 시간이 잘도 흘러갔다(각종 사정들을 엿들으려고 했던 건 절대 아님).
근처에 영랑생가가 있는 것 같았다. 돌담에 속삭이는 햇발같이? 교과서에서 본 적 있다. 오늘도 어제들과 같이 비가 온다고 하니 서둘러야 하겠다. 느긋하게 가야될 것 같은데 자꾸만 서두르게 된다. 어쨌거나 그런 이유로 영랑생가는 패스다. 이런 나름 의미있는 곳이나 유명 관광지, 명소들을 들려야 하는 것이 아닌가 싶기도 했다. 그것도 좋지만 단순히 별 목표도 없이 그냥 달리는 여행도 괜찮은 것 같다. 떠났다는 그 자체로 의미가 있는 게 아닐까?(라고 수첩에 써놨는데 손발이 오글오글)
9:10. 보성으로 출발.























